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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4주차. 클루지

by Havi 2020. 1. 4.

유튜브를 통해 알게된 책이다. 그 유튜버는 자신의 성공 인생 요소중 하나로 클루지를 통해 사람의 심리적 허점들을 알 수 있었고 이러한 시야를 바탕으로 생각을 뒤집었다는 내용이었다. '도대체 클루지가 무엇이길래'라는 생각에 이끌려 충동적으로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충동구매 욕구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동일하게 느꼈었나 보다. 영상이 나온 이후 9년전 절판되었던 이 책은 다시 재출간되는 기염을 토해냈다.
무언가 대단한 통찰력과 내용이 담겨져 있기를 꿈꾸며 한장한장 열심히 넘겼었다. 물론 도움이 되는 내용도 많았지만 너무 기대가 컸었던 나머지 실망한 부분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글이 잘 읽히지 않았다. 집중해서 읽다보면 자연스레 다른 생각으로 빠지게 되는 그런 느낌(?)의 번역과 맥락의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지극히 개인적인 의견) 아마 자신의 결론을 얘기하기 전, 너무 많은 예시를 비유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때문에 다른 책들에 비해 집중도를 높여서 읽지 못한 부분이 많이 아쉽다.
물론, 아무런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정리를 시작해 보겠다.

클루지는 사람들이 명백하게 믿고 있는 평범한 부분들을 예리하게 통찰하는 책이다. 특히 이 책은 우리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여러가지 관점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우리 마음의 작동 방식을 알려면 먼저 클루지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것 부터 시작한다. 클루지는

어떤 문제에 대한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 해결책을 뜻한다. 나만의 언어로 정리하자면 결함이 존재하는 서투른 해결책으로 정의하고 싶다. 

사실 처음 읽을때는 클루지의 서술된 설명만 보면 잘 와닿지 않는다. 여기서는 A라는 의미로 쓰이고 다른곳에서는 B라는 의미로 사용되며 복합적인 느낌을 많이 받아 해깔렸었다. 후기를 쓰는 지금에서야 나만의 의미로 재정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부터 우리 마음의 작동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이다. 

우리의 결함은 대부분 암묵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과연 인간은 완벽한 동물인가?' 이러한 질문에 나는 '그나마 지구에 살고 있는 생물중에는 가장 완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을 때, 작가의 입장은 나와 같은 일반적인 인간우월주의를 맹렬히 비판하는 느낌이였다.
사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이미 수많은 결함들을 몸에 지닌채 살아가고 있다. 때때로 너무 당연시 되어 이러한 결함을 인지조차 못하고 살아간다.

  • 콧구멍위에는 쓸데없는 돌기가 나있으며
  • 치아는 때때로 썩는다.(왜 평생 썩지 않는 치아를 갖을 수 없는가?)
  • 골치아픈 사랑니는 나와서 뽑아야 한다.(사랑니도 안나오며 이미 고른 치아를 갖고 태어날 수 없을까?)
  • 여드름은 왜 나는 것인가(모두가 완벽한 피부를 가질 수 없을까?)
  • 왜 항상 후회하는 선택을 하는 것이며(왜 지혜로움과 높은 지능이 장착되어 있지 못해서 항상 후회없는 선택을 할 수는 없는 것인가)

이처럼 자연은 쉽게 클루지들을 생산해 내고 있었으며 현재도 다양한 클루지들은 탄생중이다. 즉, 더 완벽하고 새련된 완성형의 것이 아닌 상황에 따라 손쉬운 방향으로 클루지들을 만들어 낸다. 자연은 진화를 통해 그때그때 적당히 좋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왔던 것이다.(작가의 이러한 주장에 매우 공감한다.) 이처럼 클루지가 우리의 곁에 너무 당연시되어 있었다는 배경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시작된다.

위의 사실에 기반하여 우리는 기존의 통념을 다르게 보는 안경을 새로 맞추게 되었다. 새로운 안경은 진화에 대해, 역사에 대해 특별한 통찰력을 전해준다. 또, 우리 자신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 볼 수도 있으며 앞으로 의사결정에 있어서 마음의 한계와 함정을 더 세밀하게 포착하여 훨씬 최적화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기억의 간섭과 왜곡

때때로 우리는 자동차 키가 어디로 갔는지 잊어버린다. 매일 열쇠를 놓는 장소를 확인하고 없으면, 최근 기억에서 어디에 열쇠를 두었는지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나지 않는다. 인간이 완벽하다면 자동차 키를 놓았던 장소에 대해 항상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때때로 우리는 기억에 대한 클루지를 극복하기 위해 반복적인 기억 연습, 관련된 역사나 사실을 통한 추론, 장소에 의한 추론, 운율이나 박자를 통한 기억법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억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기억 연습법으로도 완전하지 못하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우리의 기억력은 정확성보다는 속도를 중시한다'는 사실이다. 옛날 우리의 조상은 위급한 순간이 닥쳤을 때 정확한 기억보다는 빠른 방식으로 기억에 접근하여 위기를 헤쳐 나갔었다. 동물의 습격을 받았는데 '정확히 저게 무슨 동물이지?'라는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우리의 DNA에는 '저 동물은 위험한 동물이야 튀어!!'라는 직감이 생각보다 먼저 떠오른다. 인간은 진화를 거듭하며 정확한 기억에 대해서도 연습하였겠지만 본능적으로 빠른 기억 접근이 중요하게 되었다.
반대로 기억이 때때로 왜곡되거나 잊혀져서 얻게되는 이점은 무엇일까? 우리가 안좋을 일은 당했을 때, 실제 사실과는 다르게 행복한 사건만 기억에 남게 되는 경우가 없었는가?

우리의 기억은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하기 위해 기억을 왜곡하고 간섭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인간은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우리는 주변 환경에 따라 너무 쉽게 속임을 당하곤 한다.

우리는 잘생긴 사람의 외모를 일반화해서, 그 사람의 다른 부분까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후광효과라고 말한다. 마이클 조던이 홍보하는 운동화를 보고 젊은 사람들은 마이클 조던처럼 뛰어난 운동 신경을 갖고 싶어 신발을 사게 된다. 객관적으로 보게 되면 그런 선택은 비합라적이지만 실제로 나이키의 운동화는 불티나게 팔린다. 또 다른 예로, 우리는 가장 최근의 것을 혹은 가장 쉽게 기억나는 것을 다른 자료보다 훨씬 중요하게 여긴다. 와이프와 살다보면 종종 누가 설거지할 차례인지를 두고 다투게 된다. 이럴 때, 우리는 자기 자신이 설거지한 경험은 잘 기억하고 상대방이 했었던 일은 기억하지 못하곤 한다. 우리의 기억은 우리 자신의 경험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우리는 일단 어떤 것이 맞다고 결정하면 그것을 믿기 위해 근거를 만들기도 한다. 한 연구에서는 어떤 실험 보고서를 한 시간 동안 읽도록 집단에 요청하고 이후 그 보고서는 가짜라고 진실을 말해준다. 하지만, 집단의 사람들은 그들이 처음에 읽었던 것이 무엇이든 계속 믿는 경향을 보였다. 생각해 보면 심지어 나도 처음 의견을 관찰시키기 위해 고집스런 근거를 댈 때가 있었다.

이처럼 '믿는다'라는 의미는 참이라고 아는 것인가 아니면 참이기를 바라는 것일까?

우리는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 클루지

믿음의 클루지를 통해 자신의 믿음에 의문을 갖고 개방적이며 겸손한 자세를 갖추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조금이나마 클루지의 늪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택능력의 진화 과정

선택에 대한 클루지는 가장 인상깊게 읽은 챕터로 기억된다. 우리의 뇌는 돈을 상대적인 관점으로 계산한다. 예를 들어, 100만원짜리 전자레인지를 사는데 30만원을 아끼기 위해 멀리 자동차까지 끌고 간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1000만원짜리 텔레비전을 사는데 똑같은 30만원을 아끼기 위해 시내 멀리까지 자동차를 끌고 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이런 종류의 사고방식은 매우 비합리적이다. 하지만, 상대적인 관점으로 100 : 30의 가치보다 1000 : 30은 커보이지 않기에 이런 선택을 하게 된다.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30만원이라는 돈은 똑같은 값이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뇌는 가격과 가치를 혼동한다는 것이다. 정말로 무엇이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 우리는 막연하고 직감적으로 생각해 버린다.
또 다른 예로, 다음과 같은 예시가 있다고 하자.

프로그램 A를 채택하면 600명중 200명을 구할 것이다.
프로그램 B를 채택하면 600명중 400명이 죽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A를 선택한다. 실제로는 같은 결과이지만 표현 방식만 바꿨을 뿐인데 완전히 다른 의미로 느껴진다. 이러한 방식을 심리학자들은 틀 짜기라고 부른다.

즉, 맥락이 바뀌게 되면 우리의 선택은 바뀌게 된다. 선택을 바꾸기 위해서는 여러 맥락으로 문제를 볼 필요가 있으며 자신의 판단에 여러 관점으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나의 삶에서 수많은 선택들을 해왔었고 앞으로도 결정의 순간들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유능한 CEO들은 자신의 옆에 자신에 반대되는 주장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을 두곤 한단다. 

우리는 어떤 주제에 대해 의심하고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갈고 닦아야 한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결정을 줄이기 위해.. 어쩌면 그러한 결정들이 쌓이고 쌓여서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게될 수도 있다.

쾌락과 행복

많은 사람들이 후회할걸 알면서 티비를 본다. 많은 사람들이 담배 광고를 보고 끔찍한 해로움에 대해 알면서도 담배를 끊지 못한다. 나의 경우 요즘 무의식적으로 유튜브를 보고 뚜렷한 목표의식도 없이 컨텐츠 정글을 탐험하곤 한다. 이런 행위들을 하는 것 자체가 그 순간의 쾌감을 선사한다. 많은 사람들이 게임, 혹은 컨텐츠를 소비 행위 이후에 종종 후회를 한다. "아..시간을 의미없게 썼네..."

말하고자 하는 바는 '쾌락 체계 전체, 꼭대기에서 밑바닥까지 클루지'라는 사실이다. 우리의 쾌락 중추는 인간 종의 생존을 촉진하도록 완벽하게 조율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손쉽게 속아 넘어가는 조약한 기제들의 잡다한 조합이다!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것들은 오래 가지 않는다. 우리는 장기적인 행복을 최대화하길 항상 원하지만, 실제로 무엇이 정말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지 따지는 것은 형편없다. 예를 들어, 벤츠를 사고 처음 운전할 때는 날아갈 듯이 행복하지만 몇 달이 지나면 그 차도 단지 운송수단일 뿐 이다. 심지어 연봉과 같은 수입에 있어서도 매우 상대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월 평균 수입 900만원인 직장에서 800만원을 받을 때보다 평균 수입이 600만원인 곳에서 700만원 받을 때 더 행복해 한다. 우리는 그저 부자가 되고 싶기 보다는 남들보다 부자가 되고 싶은 것이다.
명확한 클루지이다. 어리석은 행복과 쾌감의 기준이 우리를 혼동시키는 것이다.

진화는 우리가 행복하도록 우리를 진화시킨 것이 아니다. 우리가 행복을 추구하도록 우리를 진화시켰다.

클루지를 읽고

지금까지 인간의 불완전한 진화의 관점과 클루지들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사실 처음에는 이해 못했던 연결고리들이 정리를 통해 연결되며 책의 의미가 분명해 지는 느낌을 받았다.(처음에 실망했다는 말은 취소해야겠다..)

모든 클루지들은 우리 과거에 대한 단서를 담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점들을 모두 고쳐야 할까? 우리가 깨달아야 될 사실은 모든 불완전함을 고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단지, 쿨루지라는 것을 깨닫고 회피하기 위해 때때로 상자 밖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 뿐이다.

종종 "사물이 어떻게 존재하는가"를 이해하기 보다 "사물이 어떻게 달리 존재할 수 있었을까"를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는 것도 좋다. 어떤 상황이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것이 클루지인가를 느끼고 자신에게 거리를 두는 것. 그리고 생각하는 것. 이 책에서 준 메시지이다.

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이 곧 아는 것이다. - 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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